1.
봉합 부위를 덮은 본드를 떼었다. 붉은 새살이 올라오고 있었다. 의사는 6개월 뒤에 만나자고 했다.
2.
병원에서 나와 식사를 하고 북카페 ‘산 다미아노’에서 커피를 마셨다. 책장에서 책 한 권을 골라 해가 질 무렵까지 읽었다. 오래전 즐겨 읽던 소설가의 책이다.
3.
수술을 핑계로 아무것도 하지 않은 지 한 달이 넘었다. 어쩌면 일 년,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래되었는지 모른다. 무위무사는 태평한 듯하나 우울을 동반한다.
4.
프란치스코는 산 다미아노 십자가로부터 “어서 가서 나의 무너진 집을 재건하라”는 신의 소리를 듣고 그 자리에서 예배당을 수복했다. 청빈의 성자로서 새 삶이 시작되었다.
5.
이제 그만 새 문장이 일어설 때가 되었다.
At Cafe ‘San Damiano’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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