웃자란

지난여름 종로꽃시장에서 사 온 상추 모종을 샀다. 상자 텃밭을 잃어버린 탓에 작은 화분에 심어 실내에서 키웠다. 상추 잎은 몇 장 내주지 않았는데, 무럭무럭, 정말 키만 무럭무럭 자라 꽃을 피웠다. 다른 화초와 함께 있으니 일 미터짜리 이 식물이 아무도 상추인 줄 모른다.

 

가끔 상추답지 않다는 칭찬 아닌 칭찬을 받지만,

그렇게 덜컥, 웃자란 상추를 보고 있으면

내실없이 시간만 성실하게 자란 나를 보고 있는 것 같다.

 

Last summer, I bought some lettuce seedlings at Jongro Flower Market. Because I lost a big pot, I planted it in a small pot and raised it indoors. I couldn't harvest them. But they were tall and blossomed. With other plants, no one knows that this one-meter plant is lettuce.

 

I'm looking at over growth lettuce,

I think you're looking at me who grew up without any substance.

하코카빔

여행, 사진, 책, 별

    이미지 맵

    photo/pm5:55 다른 글

    이전 글

    다음 글